에스에스피가 개발한 반도체 납 공 부착 장비 'DH1'이 2022년 7주 차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반도체에서 '리드'는 신호 연결의 접점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직사각형 형태의 반도체에서 모서리 밖으로 삐져나온 가는 선이 리드다.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신호도 많아진다. 그러나 모서리에는 공간상 리드를 배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밑면을 활용하고, 휘어지지 않도록 납으로 공 형태를 만들어 신호를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칩이 얇아지며 공 위에 똑바로 내려앉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서로 다른 크기와 재질의 공을 하나의 칩에 부착해 문제를 해결했으나 기존 공정에 비해 다른 장비를 두 배나 투입해야 해 원가가 높아지고 생산 속도가 저하됐다.
에스에스피는 시스템반도체에 모양과 크기가 다른 두 개 이상의 공을 동시에 부착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모서리 부분에 기둥 역할을 하는 공과 신호를 전달하는 일반적인 공을 동시에 붙일 수 있다. 아직까지 크기와 재질이 다른 두 개의 공을 안정적으로 동시에 붙이는 기술을 갖춘 회사는 전 세계에서 에스에스피가 유일하다. 김재형 에스에스피 제조부문장은 "후발 업체들이 우리 회사를 벤치마킹해 장비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는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술 개발을 통해 격차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개발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2018년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에는 62억원, 2021년에는 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시스템반도체 선두 기업인 인텔도 에스에스피의 고객사다. 에스에스피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공 3개, 공 4개를 동시에 붙이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최근에는 한 업체와 공 3개와 공 4개를 붙이는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3~4개 업체와 경쟁해서 얻어낸 성과다. 에스에스피 측는 "국내 반도체 생산은 아직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돼 있으나 국내 기업들도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은 해외 기업에서만 에스에스피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나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산이 증가하면 국내 반도체 제조공장의 안정화 수율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